2008년 6월 베트남 국회에서는 개정 세법이 통과됩니다.
주요 내용은 법인세 28% 에서 20% 로 조정, 대형 외국인투자 유치시 4면 9감 세제혜택입니다.
당시 베트남 정부는 휴대폰 생산 공장 투자에 삼성전자와 긴밀한 협의 중이었습니다.
4면 9강 세제혜택이란, 4년간 법인세 면제, 9년간 감세 조건이었습니다. 당시 베트남은 공격적인 외국인 투자 유치를 위해 파격적인 세제혜택을 내걸었습니다.
4년간은 법인세 0%, 9년간은 5%, 그리고 2년간은 10%, 16년차에 비로소 장상세율 20%를 납부하면 되는, 기업 입장에서는 둘도 없는 혜택 이였습니다.
삼성전자가 제일 먼저 이 혜택의 수혜자가 되었으며 이후 LG, 효성 등 내로라하는 한국 기업들도 덩달아 이 혜택을 수혜 받게 됩니다.
다만 모든 한국 기업이 해당되는 것은 아니고 3천억 원 이상의 대형 투자에만 적용되기 때문에 대형 투자의 대기업들만 이 혜택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최근 베트남 정부는 세수를 증가시키기 위해 한국기업들에게 주었던 각종 세제혜택을 줄이거나 철폐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LG전자, LG디스플레이가 포진해 있는 하이퐁시의 경우, 이 지역은 경제특구 지역으로 개인소득세 면제 혜택을 받고 있습니다.
올해 초 베트남 정부는 이 혜택을 철폐 하려다가 기업들의 반발에 부딪혀 취소한 일도 있었습니다.
베트남 정부는 ‘설마 천문학적 금액으로 투자된 설비를 하루아침에 뜯어서 다른 나라로 옮기겠어?’ 하며 한국 기업들에 대해 다 잡은 물고기라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에 따라 향후 세제혜택 정비라는 명목으로 혜택 범위를 줄이거나 철폐할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한편, 베트남은 중국을 뛰어 넘는 글로벌 휴대폰 생산기지를 꿈꾸고 있습니다.
이미 삼성전자의 글로벌 1위 공장을 가지고 있고, 아직 걸음마 단계이지만 베트남 제일의 기업 빈그룹의 빈스마트가 삼성전자의 연간 생산량 1억 5천만대에 육박하는 약 1억 3천만대의 휴대폰 공장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애플의 아이폰 생산 공장을 유치한다면 글로벌 휴대폰 생산기지로 중국과 겨뤄볼 만합니다.
그런데, 애플이 현재 어정쩡한 자세를 취하고 있습니다. 애플은 베트남에 아이폰 공장에 투자할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은 애매한 스탠스를 취하고 있습니다. 베트남으로 하여금 좌불안석하게 만들고 있는 것입니다.
올해 3월 애플 에어팟 300만개 물량이 중국으로부터 베트남으로 넘어 올 때 까지만 해도 베트남은 환호를 질렀습니다.
포커 페이스를 유지하며 속으론 엄청 반겼죠. 왜냐하면 시작이 반이라고, 아이폰 생산도 넘어올 것으로 생각한 것입니다.
그리고 실제 애플에서 아이폰 베트남 생산을 검토하는 설도 퍼져 나왔기 때문에 그런 생각이 무리는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지난달 애플은 생뚱맞게 아이폰 베트남 생산계획을 철회합니다. 겉으로는 기숙사 문제라고 하는데, 실제 정확히 무슨 이유인지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추측컨대, 베트남의 생산성 문제, 불확실성 사회구조, 급속한 인건비 상승, 내수시장 사이즈 등이 고려되었을 것 같은데요.
그런 와중에 애플은 지난달 인도 생산기지 확장을 선언하며 베트남을 자극하고 있습니다.
마치 애플은 인도와 베트남을 두고 저울질 하는 것 같은 인상을 받습니다.
언젠가 애플의 아이폰도 베트남으로 입성할 듯 보이기는 하지만, 그 시기는 정확히 알 수 없으니 마냥 기다릴 수만은 없는 베트남입니다.
결국 베트남 입장에서는 언제 올지 모르는 애플만 쳐다보고 있기에는 시간이 너무 없습니다.
일단 한국 기업들에게 세제혜택을 줄이는 계획을 보류하고 삼성 잡기에 집중합니다.
삼성은 절대로 놓쳐서는 안 된다는 강박관념에 베트남은 사로잡혀 있습니다.
삼성전자의 TV,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 가전제품을 만드는 삼성전자 호치민 법인에게 대대적인 혜택을 주기 위해 베트남은 검토 중에 있습니다.
일반 제조기업에서 수출가공기업으로의 전환입니다. 이게 이뤄지면 삼성전자에게 각종 수출입 관세 등 각종 세제혜택이 주어지게 됩니다.
사실 몇 년 전 삼성전자 측에서 전환 신청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 당시 베트남 정부가 거부한 적이 있었습니다. 베트남은 이제 별 선택의 여지가 없는 듯합니다. 일단 삼성을 구워삶아 딴 생각 못하도록 하는 전략을 펼 것으로 보여 집니다. 물론 삼성 또한 호락호락 하지는 않겠지만요.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는 계속하여 아이폰 공장을 유치하기 위해 각종 혜택을 검토할 것으로 보입니다.
베트남은 현재 발등에 불이 떨어졌습니다. 코로나 영향이기는 하나 올해 최악의 경제 성적을 거두고 있습니다.
경제 개방 후 사상 최저의 경제성장률 기록과 3500만 명 이상이 실업과 노동시간 축소로 수입 감소로 이어져 인민들의 삶은 피폐해져 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믿었던 삼성마저 베트남을 손절할 수 있다는 삼성 발 악재소식에 “베트남 생산을 줄이고 인도에 투자하여 인도에서 생산량을 늘린다. 베트남 생산 설비를 뜯어 인도로 옮긴다.”라는 베트남으로서는 청천벽력 같은 소문이 나돌고 있습니다.
아무리 뜬소문이라고 해도 반가울 리가 없습니다. 그저 사실이 아니길 바랄 뿐이죠.
그나마 중국 노트북 생산라인을 접고 베트남 확대 소식의 호재가 있기에 베트남은 위안을 삼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호재마저도 만일 악재로 바뀐다면 베트남은 내년 총선에서 현 총리를 비롯한 권력자들의 자리가 위태로워 질 수 있기 때문에 삼성과 대한민국의 눈치를 안 볼 수가 없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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