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이 중국, 일본과 관련하여 국제사회에서 빅 이슈에 휘말리며 세계언론에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공통점이, 한국 혼자서 해결이 어려운 일을 다른 나라에서 들고 일어나 한국을 돕는다는 것입니다.
BTS의 6.25 전쟁 발언도 외신이나 다른 나라가 가만히 있었다면 다시한번 한한령이 내려왔을 지도 모릅니다. 중국은 한국뿐만 아니라 여러 국가들에게 이슈몰이를 해서 곤란에 빠뜨리는 모습이 종종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BTS의 RM발언은 중국을 겨냥한 발언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제품 불매운동을 하겠다는 등 한국과 엮어버린 것입니다.
그러나 이를 빠르게 간파한 뉴욕타임스, 블룸버그, 로이터통신 등은 일제히 중국에 대한 부정적 기사를 냈고, 이는 곧 중국 당국이 당황해하며 급하게 진화하는 국면을 불러일으켜 하루 만에 사태가 급반전 됐습니다.
현재 독일에서 일어난 일도 마찬가지 국면을 보이는데 이번엔 사건 내막이 알려지며 놀라움을 더하고 있습니다.
지난번 블로그 글에 코리아 협의회가 미테구와 협의하여 독일 베를린 공원에 소녀상을 설치하게 됐다는 내용을 올린적이 있는데요. 소녀상은 독일 관계 당국과 한국 시민단체인 코리아협의회가 관련 사안에 대해서 오랫동안 협의를 거친 결과로 세워졌으며, 이때 독일 당국은 별다른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지 않았으며 여느 때처럼 비슷하게 설치된 것입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서 미테구에서 소녀상 강제철거 명령을 내리며, 스스로 철거하지 않으면 구에서 강제로 철거를 하고 비용을 청구하겠다는 뚱딴지같은 결정을 내렸습니다. 일본의 엄청난 로비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집니다. 일본은 이런 이슈가 있을 때마다 약 1000만 달러의 예산을 집행해 집요한 압박을 가한다는 이야기도 전해집니다.
소녀상이 설치됐을 때 독일 입장에서는 매우 어려운 문제였습니다. 일단 일본 장관 2명이 대놓고 성명을 발표한 것이고 독일에 살고 있는 일본인들의 전화는 물론이고 이메일 등 업무가 마비될 정도로 항의를 많이 받았다고 전해집니다. 결국 철거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독일 미테구청장은 이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하며, 소녀상 철거 결정은 구해서 독단적으로 한게 아니고 독일 연방 정부의 압박이 심하게 있었다고 토로했습니다.
독일 정부가 일본의 외교적 요구를 수용했다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일본은 이런 식으로 독일의 소녀상을 철거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또 비슷한 방식을 활용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양상이 다소 달랐던 것입니다. 독일 미테구에 설치된 소녀상은 적법한 절차에 따라 세워졌습니다.
현재 독일 시민들을 비롯해서 사회 곳곳에서 소녀상 철거 반대시위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독일 당국은 소녀상 철거를 일단은 보류하겠다는 쪽으로 결정을 바꾸었고, 이러한 소식을 들은 일본 우익 네티즌들은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하면서 모두 가짜뉴스라고 현실을 부정합니다. 그야말로 분위기가 급반전된 것입니다.
독일 당국이 적법 절차를 무시하고 강제 철거 명령을 내린 것은 물론이고 뭔가에 굴복했다는 인상이 들고, 이 것을 알아차린 독일시민들은 물론이고, 진보당을 비롯해서 사회 각계각층 인사들은 일제의 들고 일어났습니다.
우선 슈뢰더 독일 전 총리가 소녀상 철거에 대해서 즉각 반대하며 미테구에 관련 서안을 보냈습니다. 아무래도 슈뢰더 전 총리는 한국인 부인 김소은 대표가 있기 때문에 한국에 대한 이슈에는 적극적인 것이죠.
“베를린 미테구가 평화의 소녀상 허가를 그대로 유지해 줄 것을 간곡히 요청 드립니다.” 라는 서한을 미테구에 직접 보낸 모습이 나왔습니다. 이 서안을 받아본 미테구청장은 머리가 복잡했을 것입니다.
독일 연방정부는 압박을 하고 있지만 당장 독일 정치계에서 여전히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전 총리가 친히 소녀상 철거 하지 말아 달라고 편지를 보냈고, 독일의 진보 정당인 녹색당과 사민당은 소녀상 철거 반대에 관한 성명까지 내며 상황이 커졌습니다.
특히 녹색당의 경우에는 미테구청장이 속한 당파로, 본인이 속한 당원들이나 유력 정치인들이 미테구청장에게 충분한 압박을 가하며 철거 반대의사를 표시했습니다.
진보 색채가 강한 녹색당 내부에서는 일본의 극우 정치인에게 굴복했다는게 굴욕적이라는 표현까지도 흘러나왔습니다.
진보정당인 이들은 인권을 비롯해 평등, 자유, 비폭력, 독립 등의 가치를 매우 중요시하는 정당으로, 이번 소녀상 철거 명령은 적법한 절차에도 불구하고 정치세력에 의해 검열된 권위적 행태라면서 진보파 의원들은 애초에 말도 안 되는 독일의 결정이라며 일본에 굴복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을 내고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수도 베를린에 어차피 세워진 조형물을 이번에는 그냥 넘어가는게 낫지 않았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번에 진보정당의 눈에 띄었기 때문에 앞으로 독일에서 비슷한 이슈가 나오면 일본은 더 이상 자신들의 주장을 펼칠 수 없게 될 것이고, 괜히 긁어 부스럼을 만들었다는 말들이 나온 것입니다.
독도 문제의 경우 이슈화가 되고 알려져야 일본에 유리한 반면에 소녀상 문제는 최대한 신속하고 빠르게 하나하나씩 조용히 처리해야하는 문제인데, 이렇게 알려져 봤자 여론이 일본에게 유리 할 리가 없기 때문입니다.
독일 예술인협회도 표현의 자유를 제한한다며 철거 반대에 관한 성명을 내며 힘을 보탰습니다. 이렇게 상황이 커지는 것은 애초에 일본이 상상치 못한 최악의 모습으로 흘러가는 형국이라고 전해집니다.
이번 소녀상 문제는 독일 전체로 퍼져나가는 국면에 들어갔습니다. 독일 시민과 현지 교민 등 300여 명은 소녀상을 지켜야 한다며 본격 시위에 들어갔고, 이들은 행진을 벌이며 미테구에 항의를 거세게 했습니다. 주목할 점은 이들 대부분은 독일 현지인의 참여로 이번 시위가 이루어 졌다는 점입니다.
이에 미테구의 슈테판 폰 다셀 구청장은 갑자기 나타나 어쩔 수 없는 자신의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는 “며칠 동안 소녀상의 역사에 대해 공부를 했으며 시민들의 참여도 인상깊었다.” 며 수용적인 태도를 보였습니다. 그러면서 코리아 협의회가 소송을 걸었고 그 시간은 상당히 소요될 것이기 때문에 그 동안에 조화로운 방안에 대해 논의하자며 상황을 진정시키는 모습이 보입니다. 소녀상 철거가 자신의 의도가 아님을 강조했습니다.
독일 베를린시는 항의가 너무 거세지자 관련 공문을 홈페이지에 게시까지 하면서 시민들을 진정 시킵니다. 독일 주요 언론에까지 대대적인 보도가 이어진다면 그야말로 상황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도 있습니다. 일본 입장에선 이렇게 일파만파 상황이 완전히 꼬여 버린 것에 대해서는 전략실패라는 말이 나옵니다.
이번에 이런 사건이 터지고 나서 일본의 만행을 일본 스스로 홍보하고 다닌다는 생각에 아주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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