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O의 수장자리를 놓고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과 나이지리아의 오콘조 이웰라 후보가 결선에서 맞붙게 됐습니다.
이웰라 후보는 사무총장 후보로 거론된 순간부터 가장 강력한 라이벌로 여겨져 왔던 인물입니다. 통상 분야 경험은 전무하지만 정치력이 강점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그녀는 나이지리아 재무장관을 두 번 역임하고 나이지리아 최초로 여성 외무 장관을 지냈습니다.
2012년 재무장관이던 당시, 김 용 전 세계은행 총재와 총재직을 두고 막판까지 치열한 경쟁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1970년대 나이지리아에서 미국으로 건너간 그는 하버드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MIT대학원에서 지역경제 개발학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또한 세계은행에서 25년간 근무하며 국제무대에서는 꽤 탄탄한 인지도를 쌓아온 경제 전문가입니다.
세계백신면역연합 이사회 의장으로 코로나19 사태 속에 활발한 행보로 회원국들의 눈도장을 찍었습니다.
WTO 사무국은 164개의 WTO 회원국과 협의를 진행합니다.
회원국들은 WTO 사무총장 선거 결선에 오른 두 후보 중 한명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하나하나 자세히 알아보면 아프리카는 40개국으로 대륙 중 가장 많습니다. 일대일로 정책과 맞물려 아프리카 국가들을 지원하는 중국 또한 이웰라 후보를 지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한국의 WTO 사무총장 배출을 노골적으로 막으려는 일본도 상대후보를 지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이 외에 나머지 122개 국가들은 한국을 지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먼저 26개의 유럽 국가들은 한국을 지지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지난 8월 독일 베텔스만 재단의 GED 프로젝트 팀이 WTO 사무총장 후보자로 가장 적합한 후보자 자격을 갖춘 것으로 보이는 세 명을 꼽았습니다.
그 중 한 명의 유명희 후보이고 이웰라 후보는 4위로 Top3에 들지 못했습니다.
이는 유럽대학연구소가 WTO 회원국 대표단과 통상 관료 및 전문가 총 1천여 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해 후보자들의 경쟁력을 분석한 결과였습니다.
이 조사에서 차기 WTO 사무총장이 갖춰야 할 요건으로 조직관리 경험과 정치적 경험, 경제학 교육 정도, WTO 협상 경험, 법학적 지식, 공직 경험 등 6개를 내세웠는데 유 후보자는 이 가운데 경제학 교육 정도를 제외하고 5개 요건을 갖춘 것으로 평가되었습니다.
GED는 유 본부장에 대해 “성과가 탄탄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 밝혔습니다. 객관적인 자질 면에서는 유명희 후보의 자질을 인정하고 있는 것입니다.
강대국의 지지는 주변 국가들에 해한 영향력이 함께 작용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아주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데, 이번에 흑인 출신의 WTO 사무총장이 중국에 휘둘리며 코로나19에 대처한 것을 본 미국과, 한국과의 오랜 경쟁력을 바탕으로 한국을 호감도 1위로 뽑고 있는 러시아도 한국을 지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의 신남방정책으로 많은 교류를 맺고 있는 동남아 국가들은 대부분 한국을 지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남중국해로 중국과 분쟁을 겪고 있는 국가들이 중국이 지지하지 않는 국가를 선택할 가능성이 많기 때문입니다. 다만 일부 친일 국가들이 일본의 로비로 한국을 지지하지 않을 수도 있기는 합니다.
중동 국가들 역시 한국과 많은 교류협력과 개발을 통해 밀접한 관계를 맺어온 만큼 한국을 지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중동의 최대 부국인 사우디와 UAE는 한국의 K방역으로도 지원을 받으며 적극 지지를 표명한 상황입니다.
이처럼 세계의 대부분의 국가들이 한국을 지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코로나19 대처를 통해 세계의 모범적 국가로 인정받고 있는 것도 좋은 신뢰를 주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유명희 본부장은 본인의 탁월한 경쟁력 외에 전 세계의 큰 축인 미국과 중국의 가교역할을 잘할 수 있을 것으로 지지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이는 무역 뿐 아니라 전 방위적으로 두 나라 사이의 갈등이 첨예화하는 상황에서 한국의 적극적인 역할을 강조한 것입니다.
동맹인 미국과 가장 중요한 무역 상대국인 중국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는 한국의 경험이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그리고 전문가들은 한국이 훌륭한 경제발전 모델인 점과 신속하게 자본주의로 이행한 점 등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도 유명희 본부장을 적극 지원하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35개국 정상에게 유명희 본부장 지지 요청 친서를 보내고 직접 뉴지랜드, 호주, 러시아, 브라질, 독일 정상 등과 전화 통화를 통해 유명희 본부장 지지를 당부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유명희 본부장이 세계무역기구 사무총장 선거에서 결선에 진출하자 일본 측에서는 한층 경계하며 딜레마에 빠진 모양새입니다.
우익 성향의 일본 산케이 신문은 유 본부장과 이웰라 후보를 ‘일본과 관계 악화가 계속된 한국 후보’ 와 ‘국제 협조에 등을 돌려온 중국이 추천하는 것으로 보이는 나이지리아 후보’ 라고 각각 규정하고서 어려운 대응이 될 것 같다고 10일 분석됐습니다.
유 본부장이 초기에는 주목받지 못했지만 한국이 선거 전략을 잘 세워 선전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왔습니다. 야마시타 가즈히토 캐논 글로벌전략연구소 연구주간은 “전에 반기문 씨가 유엔 사무총장이 된 것처럼 이번에도 한국이 훌륭하게 추진했다.” 고 산케이에 의견을 밝혔습니다.
국제정세 전문가인 히라쓰카 미쓰요시 도쿄이과대 교수는 “중국이 추천하는 아프리카 후보를 지지하면 미중 대립을 부추길 위험이 있다.” 며 “많은 회원국이 중립적 입장인 한국을 지지 하는 무난한 선택을 한 것 같다.” 고 분석했습니다.
유 본부장을 앞서 교도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과 일본은 긴밀한 교류와 활발한 무역, 투자를 토대로 함께 성장한 동아시아 협력 파트너이며, 자유 무역과 다각적 체제의 필요성에 대해 같은 입장” 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일본의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와중에 오콘조 이웰라 후보가 결선에 오르자 엄청난 폭로가 터졌습니다.
AFP통신은 8일 “그가 개척자로 묘사되어왔다.” 면서도 “모두가 그런 평가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라고 지적했습니다.
‘국가의 도둑들’이라는 부패 관련 책을 쓴 사라 차예스는 “오콘조 이웰라는 자신의 부처에서 기술적 투명성 개혁을 일부 최소한도로 완수했을 수 있다.” 면서 “그러나 사실은 그녀가 재무 장관으로 있을 때 석유재정 수입에서 한 달에 거의 10억 달러씩 사라졌다.” 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그가 WTO 사무총장 자리에 검토된다는 것 자체가 부끄럽다고 나는 생각한다.” 면서 “여성이자 흑인이라는 점은 나쁠 게 없다.” 고 덧붙였습니다.
정작 이웰라는 자신이 나이지리아의 만연한 부패와 싸운 챔피언이라면서 자신의 어머니는 그런 시도를 하다가 납치되기까지 했다고 말해왔습니다. 그러나 비판론자들은 그가 장관 재임 시에 부패를 막기 위해 더 많은 일을 해야 했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인간 환경개발어젠다라는 캠페인 단체의 올란레와주 수라주는 “최소한 그는 사임해서 부패를 폭로 할 기회가 있었다.” 라면서 “하지만 그는 조용히 있었고 그 체제 아래에서 고위급 부패의 조장을 허용했으며 단지 자리에서 떠난 뒤에야 불평했다.” 고 말했습니다.
이는 그가 이 자리에 오기까지 부패를 눈감았고 권력의 시녀처럼 일해 왔다는 폭로인 셈입니다.
이웰라는 자신이 통상장관이나 협상가로 경험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 지난 7월 영국에서 열린 웨비나에서 “난 평생 통상정책 이슈를 다뤄 왔다. 무엇보다 사무총장은 기술적 자질보다 담대함과 용기가 필요하다.” 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대로 담대함과 용기가 필요하다던 이웰라 후보에겐 정작 그런 것이 없었다는 것이 폭로로 드러난 것입니다.
한국의 첫 WTO 사무총장이 탄생하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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